바로 눈앞에 노후나 은퇴를 앞둔 사람이 아니면, 은퇴 후 생활에 대해 아무리 떠들어도 큰 감흥이 없습니다. 너무 먼 미래처럼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당장 눈앞에 닥친 분들은 노후 생활에 대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그래서 은퇴 이후의 삶을 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성화입니다. 이런 괴리 속에서 노후, 은퇴 후 생활 자금을 왜 지금부터 준비해야 하는지 쉬운 예시를 통해 알아보겠습니다.
① 한 번에 받은 돈이라고 다 쓸 수 없다
대학생 A군, 방학을 맞아 3개월 동안 단기 일자리를 구했습니다. 일을 시작하면서 사장님이 계약조건에 대해 알려주십니다. 근데 특이하게도 3개월 치 월급을 첫 달에 다 주신다고 합니다. 한 번에 목돈이 들어오니 A군은 신났습니다. 만약 당신이 A군이라면 이 돈을 어떻게 써야 할까요? 마치 내일이 없는 것처럼 흥청망청 첫 달에 다 써버려야 할까요? 그럼 나머지 2달은 뭐 먹고 살아야 할까요? 다행히 현명한 A군은 받은 돈을 삼등분해서 한 달에 쓸 돈을 할당했습니다. 돈이 부족한 달에는 이미 받은 돈을 쓸까 하는 유혹이 있었지만, 잘 참고 방학 3달을 알뜰하게 보냈습니다.
만약 내가 고용된 회사에서 1년 치 연봉을 한 번에 다 준다고 상상해 봅시다. 당신도 현명하기 때문에 A군과 마찬가지로 매달 써야 할 돈을 12달로 나누어 보관할 것입니다. 가끔 급하게 써야 할 돈이 있어 다른 달에 분배한 돈을 쓸 수는 있겠지만, 전체적인 균형을 무너뜨리지 않을 것입니다. 당신은 어리석지 않으니까요.
② 노후 은퇴 후 생활 자금은 일할 때 번 돈을 나눠두는 것이다
3개월, 1년이 아니라 우리 삶 전체에 이 원리를 적용시켜 보겠습니다. 보통 사회에 나와 돈을 버는 시점은 28~30살입니다. 계산하기 쉽도록 이 시점을 30살이라고 설정합시다.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35년 정도 열심히 일해 65세가 된 당신은 이제 은퇴를 하고 노후 생활을 시작합니다. 대한민국 평균 수명은 현재 90살에 육박했습니다. 우리의 수명은 더 늘어나지 않을까요? 계산하기 쉽도록 그 값을 95세로 하겠습니다.
- 경제 활동 시작하는 시기 : 35세
- 은퇴하는 시기 : 65세
- 삶을 마무리하는 시기 : 95세
즉, 당신은 30년 동안 일한 후, 그때 번 돈을 가지고 30년 정도 노후 은퇴 생활을 합니다. 그렇다면 앞선 예시처럼 우리는 30년간 돈을 벌면서 돈을 벌지 않는 시기에도 돈을 쓸 수 있도록 미리 돈을 나눠둬야 하는 게 아닙니까? 극단적인 예로, 현재 내가 벌고 있는 300만 원 중 반은 현재의 내가 아니라 30년 뒤의 나의 돈입니다. 지금 버는 돈도 한 달 살기 빠듯하다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있는 돈 다 쓴다면 당신은 30년 뒤의 자신의 주머니에서 도둑질하고 있다고 생각해야 합니다.
이제 결정해야 합니다. 언제까지 눈 감은 채 미래의 주머니를 착취할 예정입니까? 지금 버는 돈이 전부 현재 내 돈이 아닙니다. 30년을 돈 벌지 않고 살아야 할 나를 위해 돈 버는 시기의 자산을 미래로 옮겨야 합니다.
③ 돈의 가치는 계속 올라간다
이 작은 원리를 깨달은 당신은 이제 미래의 내 주머니 도둑질을 멈추고 나를 위해 지금 버는 돈을 분배해 보관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짝짝짝! 칭찬합니다. 1년 후 찾아가서 물었습니다. 돈을 어떻게 보관하고 있습니까? 자신 있게 말합니다. 내 월급의 반을 떼어 장롱에 넣어두었습니다. 그리고 은퇴 후에 그 돈을 꺼내 쓰겠습니다. 이게 맞을까요?
물가 상승, 인플레이션.. 들어보셨습니까? 돈의 가치가 상승한다는 말입니다. 즉, 현재 내 돈 100만 원이 지금은 노트북 하나 살 수 있다면, 30년 뒤에 100만 원은 과자 한 봉지 사지 못할 수도 있다는 말입니다. 매년 3-5% 정도씩 돈의 가치는 올라가는데 현금 그대로 들고 있는 것은 가만히 앉아서 자신의 자산을 까먹는 일입니다. 은퇴 이후 생활 자금을 위해 돈을 이전한다는 결정은 아주 잘했습니다. 그러나 장롱에 넣어둔다? 절대 해서는 안 될 일입니다.
④ 가치가 올라가는 것으로 현금을 바꿔라
현금을 그대로 미래로 보내는 것은 어리석은 일임을 알았습니다. 그럼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최소한 돈의 가치가 올라가는 만큼 즉, 물가 상승률 혹은 인플레이션을 따라갈 수 있는 자산으로 현금을 바꿔둬야 합니다. 가장 손쉬운 방법은 ‘연금’입니다.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금융 상품으로 가입한 후 연금을 받기 시작하면 작든 크든 죽을 때까지 받을 수 있도록 설정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사업비를 제외하고 원금이 회복된 후에는 이자가 물가 상승에 상응하는 가치를 창출할 수 있습니다.
연금을 가입한다는 것은 현재 내가 버는 돈이 다 내 돈이 아님을 인정하는 중요한 결심입니다. 현재 국가가 강제하고 있는 국민연금도, 회사가 떼고 있는 퇴직연금도,, 그런 의미로 받아들인다면 아깝다는 생각이 덜하지 않을까요? 거기에 더해 개인연금까지 준비한다면 노후 생활이 회색 빛이 아닌 핑크 빛 청사진을 그려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상으로 노후 은퇴 후 생활 자금, 지금부터 준비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다가올 미래는 실제입니다. 너무 멀게 느껴져 넋을 두고 있다가는 내 삶을 어둡게 엄습해 올 수 있습니다. 이 글을 통해 제시한 사례가 장밋빛 은퇴 생활의 초석을 만드는 계기가 되길 바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