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 랜드 사태, 신용 경색 도화선

2022년 9월 28일 김진태 강원 도지사가 레고 랜드 공사비로 진 빚 2,050억 원을 못 갚겠다 선언했습니다. 이 선언이 한국 채권 시장을 강하게 흔들었습니다. 한 정치인의 말에서 시작된 신용 경색 위기, 차근차근 살펴보겠습니다.

① 레고 랜드 사태 파악하기

레고 랜드는 전 세계에 9개가 있었던 유명 테마파크입니다. 한국에서는 11년 전부터 사업 추진해 2022년 5월 5일 세계 10번째로 춘천 의암호 섬에 레고 랜드를 개장했습니다. 연간 200만 명 방문이 기대되는 국내 최초 글로벌 테마파크인 레고 랜드,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한국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①-1. 레고 랜드 공사비 마련

레고 랜드 건립은 엄청난 돈이 드는 프로젝트입니다. 강원도는 직접 공사를 집행할 수 없기 때문에 레고 랜드 사업을 맡길 강원 중도 개발공사(GJC)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GJC는 레고 랜드 사업 전반을 맡아 진행합니다. 이런 큰 사업을 하면 돈을 끌어오는 역할만 수행할 회사를 추가로 세웁니다. 왜냐하면 돈 모으는 일은 특수하고 전문적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회사를 SPC, 유동화 전문 회사라고 합니다.

  • 강원도 ▶ GJC ▶ SPC

이제 SPC는 여기저기서 레고 랜드를 지을 돈을 빌리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사업이 성공할지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지자체가 진행하는 사업이라고 무턱대고 돈을 빌려줄 수 없겠죠? 우리도 개인 간 돈을 빌려줄 때 담보와 신용을 봅니다. 이런 큰 사업이라면 더욱 엄격하게 할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 돈 빌려주는 사람이 안심하려면 믿을만한 보증이 있으면 되겠죠? 그래서 강원도가 만약 레고 랜드 개장하고 사업이 잘 안되더라도 빌린 돈을 갚겠다고 보증을 섭니다. 그 돈이 2,050억 원 정도. 일종의 빚 문서 공증을 해주고 돈을 빌렸습니다. 강원도는 믿을 수 있으니까요!

①-2. 강원도의 배 째라 나비 효과

문제는 강원도가 갑자기 돈을 대신 갚아주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입니다. 빚 부담이 크다는 이유로 일방적으로 선언했습니다. 그러자 강원도 같은 정부 기관도 보증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한다는 불안감이 채권 시장을 감쌉니다.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이름이 적힌 신뢰도 높은 채권도 못 믿는데 일반 기업 채권은 어떻게 믿겠습니까? 투자자들은 패닉에 빠집니다. 그래서 돈 못 빌려준다고, 이제까지 빌려준 돈도 만기 연장 없다고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되자 돈이 필요한 기업들이 돈 구할 길이 없어져 줄줄이 쓰러질 상황에 직면한 것입니다.


② 레고 랜드 사태 대책

문제가 심각해지자 정부가 급히 수습에 나섰습니다. 먼저 50조 원이 넘는 돈을 풀어 여러 회사 채권을 사들이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리고 돈이 필요한 기업을 돕고, 금융 회사가 다른 회사 채권을 살 수 있도록 돈을 빌려주기로 했습니다. 정부의 늦장 대응이라는 비판도 많지만 일단 급한 불을 끄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미 시장에 공포가 지배하고 있는 상황이라 이런 대응에도 여전히 어려운 현실입니다.

②-1. 정부 대책

정부는 50조 원 + 알파 규모의 유동성 지원책을 내놨습니다. 회사채, 기업어음(CP_ 등을 대신 사들여 돈이 필요한 기업에 돈을 빌려주겠다고 합니다. 이런 발표를 통해 시장의 과도한 공포를 잠재우고 필요시 추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습니다.

2년 만에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도 재가동했습니다. 20조 원 규모입니다. 기존에 조성된 자금 중 현재 남아 있는 1조 6,000억 원은 즉시 투입하기로 했습니다. 산업은행, 기업은행, 신용보증기금 등 정책 금융 기관이 운영하는 회사채, 기업 어음 매입 프로그램 한도도 8조 원에서 16조 원으로 확대했습니다.

②-2. 한국은행

한국은행도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금융권에 자금을 공급할 때 담보로 받는 적격담보 대상 증권에 은행채와 한전채 등 9개 공공기관 발행 채권을 포함해 정부 대책에 힘을 더했습니다. 또한 6조 원 규모의 RP 매입을 한시적으로 실시합니다. 이렇게 해서 최대 42조 원 규모의 유동성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②-3. BIG 5 금융 회사도 도와줘

국내 BIG 5 금융 회사는 KB, 하나, 신한, 우리, 농협입니다. 그래서 정부에서 이 5개 회사에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각 회사들도 이에 발맞춰 돈 빌리기 어려운 사회 곳곳에 돈이 잘 흘러가도록 돕기로 했습니다.

  • 금융 회사 BIG 5 은행채 발행 줄여 회사 채권이 잘 유통되도록
  • 공기업에 대출 더 내줘 이자 올라가는 걸 막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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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고 랜드 사태를 막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꽉 막힌 돈의 흐름이 풀려 큰 위기까지 이어지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 때문에 경기가 안 좋습니다. 그래서 백약이 무효할 것이라 회복이 어려울 것이란 예측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가만히 있을 수 없으니 사회가 한마음이 되어 이 사태를 잘 해결하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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