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안전, 영조물 배상책임 보험 보상은?(10.29 참사 기준)

10.29 참사 부상자의 빠른 쾌유와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이번 참사는 개인이 가입한 보험은 사망보험금 등 해당하는 보상을 지급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희생자 연령층이 낮아 보험 가입률이 적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정부나 지자체에서 시민들의 예기치 못한 사고 보상을 대비해 가입한 공적 보험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공적 보험에서 보상받는 것이 쉽지 않을 전망입니다.


❶ 시민안전보험 보상 여부

‘시민안전보험’은 지역 내 우연한 사고, 사건으로 피해를 당한 시민들을 위해 정부, 지자체별 가입한 보험 상품입니다. 이 보험이 보상하는 범위는 다음과 같습니다.

  • 자연재해로 인한 상해
  • 화재나 폭발로 인한 상해
  • 대중교통 이용 중 상해
  • 스쿨존 내 교통사고 부상

이런 특정한 상황에 처한 시민을 위해 최대 2,000만 원까지 보상합니다. 그러나 이번 이태원에서 일어난 10.29 참사는 시민 안전 보험 보상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주민들의 갑작스러운 사고에 대비해 가입한 안전 공제 보험 상품의 약관에 ‘압사 피해’ 담보가 없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전라남도의 ‘도민 안전 공제 보험’에서 사망이나 후유 장해 등에 대해 최대 2,000만 원을 보장받을 수 있는 11개 사고에 ‘압사’는 포함하지 않습니다. 보상받을 수 있는 사고는 자연재해, 익사, 폭발 화재 붕괴 산사태나 대중교통 이용 중 사고, 강도를 당했거나 농기계 사용 중 사망 후유 장해가 온 경우에만 보상한다고 적혀 있습니다.


❷ 영조물 배상책임보험은 해당하는가?

공공시설에서 발생한 사고에 대해 보상받을 수 있는 영조물 배상 책임보험의 보상 여부도 불투명합니다. 먼저 영조물 배상 책임보험이 무엇인지 알아보겠습니다.

❷-1. 영조물이란 무엇인가?

영조물이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에서 공공의 목적으로 제공하는 물적, 인적 시설을 말합니다.

❷-2. 영조물 배상책임보험의 범위

인도의 보도블록, 일반 도로, 방지턱, 다리 등 영조물 시설의 하자로 인하여 신체 또는 재물에 피해를 입었을 때에 보상받을 수 있습니다. 근거 법령은 아래와 같이 해석할 수 있습니다.

  1. 국가배상법 제5조 (공공시설 등의 하자로 인한 책임) : 도로, 하천, 그 밖의 공공의 영조물의 설치나 관리에 하자가 있기 때문에 타인에게 손해를 발생하게 하였을 때에는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는 그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
  2. 국가배상법 제5조 1항에 정해진 영조물의 설치 또는 관리의 하자란, 영조물이 그 용도에 따라 통상 갖추어야 할 안전성을 갖추지 못한 상태를 말하고, 그 영조물의 용도, 그 설치 장소의 현황 및 이용상황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볼 때, 설치, 관리자가 그 영조물의 위험성에 비례하여 사회통념상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정도의 방호조치 의무를 다하였는지를 기준으로 안전성의 구비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 (대법원 2000다 56822 판결)

최근 제 고객도 길을 가다 하수도 뚜껑에 걸려 넘어졌습니다. 뚜껑이 살짝 올라와 있었습니다. 뚜껑이 평평하게 잘 관리되어 있으면 문제가 없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관리에 하자로 걸려 넘어 손이 부러지는 피해를 입었습니다. 현재 고객은 수술은 잘 마쳤지만, 한동안 핀 삽입이 필요한 상태입니다. 이에 대해 개인 보험 청구를 진행하면서 동시에 영조물 배상 책임 보상도 요구할 예정입니다. 혹시 비슷한 사건이 있었던 분이라면 영조물 배상책임보험 청구를 하셨는지 확인하기 바랍니다.

❷-3. 영조물 배상책임보험의 주체

공익 법인인 한국 지방재정 공제회에서 공제 사업으로 배상공제사업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각 지방자치단체가 회원사로 가입하여 공제회와 손해 보험회사(삼성화재)가 일괄적으로 계약을 체결합니다. 정식 보험 상품 이름은 ‘한국 지방재정 공제회 영조물 배상공제’입니다.

❷-4. 사고 시 접수 방법

사고 피해를 당한 장소의 관리 책임에 따라 접수 장소가 다릅니다. 일단 관할 구청이나 시청에 문의해 봅니다. 시청에서 관리하는 도로면 시청 도로과에서, 구청에서 관리하는 도로면 구청 도로과에서 사고 접수합니다. 접수는 유선 또는 방문하여 가능합니다.

사고를 입증할 수 있는 서류가 필요합니다. 현장 사진이나 119 기록지 등을 첨부하여 사고 발생에 대해 객관적으로 입증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로 인해 내가 피해를 봤다는 서류인 진료기록지, 진단서 혹은 물품 파손 증명서 등을 구비하여 제출합니다. 접수가 완료되면, 보험 회사 담당자가 배정된 후 보상을 진행합니다.

❷-5. 보상 사례

미리 알아두셔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사고로 인해 난 피해를 100% 해주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손해배상 제도는 피해자라도 잘못이 있으면 그 기여를 판정해 과실을 적용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피해자 과실을 30-40% 정도 잡고 보상액을 계산할 수 있습니다.

  • 겨울철 눈이 내린 후 초등학교 후문 빙판길 내리막 도로를 걷다가 넘어져 손목이 골절된 사고 : 피해자 과실 30%
  • 자전거 운전 중 아스팔트 도로 포트홀을 보지 못하고 걸려 넘어져 쇄골이 골절되어 수술한 사고 : 피해자 과실 40%
  • 하수관 물이 역류하여 결빙된 맨홀 뚜껑을 밝고 지나가다가 낙상하여 발목이 3개 부러진 사고 : 피해자 과실 30%

피해자 과실을 잡는다고 하더라도 결코 작은 금액이 보상되는 것은 아닙니다. 제 고객의 사례처럼 인도를 걷다가 튀어나온 보도블록에 걸려 넘어지면서 손목이 부러지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그분도 손목 요골 골절로 금속 고정술을 시행했습니다. 그래서 치료비 129만 원만 아니라 향후 치료비 280만 원, 후유 장해 위자료 850만 원, 후유 장해 일실 수익 1,390만 원에 피해자 과실 30% 적용해 총 약 2,370만 원을 보상받을 수 있었습니다.

개인 보험은 별도로 보상받을 수 있으니 정말 큰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만약 혼자 이런 사고에 대해 대응하기 힘들다면, 비용을 내서라도 전문가의 도움을 받길 추천드립니다. 손해 사정사는 이런 보험 사고를 전문으로 다루는 전문가입니다. 내가 받을 보상금의 일부를 비용으로 내야 하지만, 나 혼자 하다가 제대로 못 받는 것보다 전문가를 통해 제대로 보상받고 일부 비용을 지불하는 게 더 지혜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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❸ 10.29 참사 영조물 배상책임보험 보상 가능?

이번 참사에 영조물 배상책임보험 보상은 어렵다는 관측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보험에서 재해의 정의가 우발이나 외래 등을 기초로 발생한 사고로 정의’하기 때문에 이번에는 적용이 어려울 것이라 조심스레 예측하고 있습니다. 이런 비슷한 사고가 발생하면 항상 보험 회사-가입자 간 논란이 있기도 했습니다.

게다가 이태원 축제는 주최자가 명확하지 않다는 것도 보상의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보통 지역 축제 등의 경우 행사 주최자가 사고를 대비해 다양한 보험을 가입합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한 행사로 분류되어 따로 보험이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에서 사망자나 중상자에 대한 지원은 속속 발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외의 부분에 대해서는 지원이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금융 당국에서 언급한 만큼 유가족과 부상자의 불편이 없도록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업계 관계자는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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