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곡이란 미곡이나 맥류 및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곡류, 서류와 이를 원료로 한 분쇄물, 가루, 전분류 등을 말합니다. 양곡관리법은 이런 양곡의 효율적인 수급관리를 통해 식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제정한 법입니다.
1. 양곡관리법 용어 정리
- 미곡(米穀) : 벼에서 껍질을 벗겨 낸 알맹이나 쌀을 비롯한 갖가지 곡식을 말합니다.
- 맥류(麥類) : 보리, 쌀보리, 밀, 호밀, 귀리, 라이밀 등의 총칭입니다.
- 곡류(穀類) : 쌀, 밀, 보리, 옥수수, 귀리 등 곡식을 통틀어 이르는 말로서 인류가 가장 흔히 섭취합니다.
- 서류(薯類) : 땅속에서 생산된 영양기관을 먹는 작물로, 감자나 고구마 등 덩이줄기나 덩이뿌리를 이용하는 작물입니다.
1-1.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곡류, 서류
- 두류(豆類), 조, 좁쌀, 수수, 수수쌀, 옥수수, 메밀, 귀리, 율무, 율무쌀, 기장, 기장쌀
- 미곡(米穀), 맥류(麥類) 등 곡류 중 유전적 조성이 다른 두 개체 사이의 교배를 통해 교잡(交雜)한 곡물. 근연의 계통일수록 이루어지기 쉽고 교잡을 통해 생긴 자신을 잡종이라고 합니다.
- 감자, 고구마
양곡관리법은 양곡의 효율적인 수급관리만 아니라 양곡증권 정리 기금의 설치 등을 통해 식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국민경제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기도 합니다.
1-2. 정부 관리양곡, 공공 비축 양곡이란?
- 정부 관리양곡 : 정부가 민간으로부터 매입하거나 외국으로부터 수입하는 등의 방법으로 취득하여 관리하는 양곡을 말합니다.
- 공공 비축 양곡 : 양곡이 부족하면 국민이 불안감을 느낄 수 있고, 천재지변 등의 비상시에도 대비가 필요하기 때문에 정부가 민간으로부터 시장가격에 매입하여 비축하는 미곡과 양곡을 말합니다.
정부는 농림축산식품부 주도 하에 매년 정부 관리양곡의 수급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양곡수급 계획은 정부 관리양곡의 수요량 및 공급량, 공공 비축 양곡의 운용에 관한 사항 등을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대통령의 승인을 받아 확정합니다.
그리고 대통령 승인이 나면 이를 관보에 고시하게 됩니다. 예를 들면 아래와 같습니다.
> 2022년도 공공 비축 시행계획(안) 및 2023 양곡연도 정부 관리양곡 수급 계획(안)
2. 양곡관리법 개정안 쟁점, 왜?
- 양곡 법 개정안 2023년 3월 23일 국회 본회의 통과
- 윤석열 대통령 양곡 법 개정안 재의 요구권(거부권) 행사 2023년 4월 4일
- 국회 재표결 예정, 재의결 요건은 재적의원(299명) 과반 출석에 출석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해야 함. 국민의힘 의원 수 115명 국회 3분의 1이 넘기 때문에 개정안 폐기 가능성 높음
양곡관리법 핵심은 결국 쌀 초과 생산 시 정부가 의무적으로 얼마나 사들일 것인가입니다. 한국인의 주식인 쌀 소비가 크게 줄면서 정부 의무 매입 부담이 커지는 실정이기 때문에 양곡관리법 개정이 화두가 되고 있습니다.
시장 논리에 따르면 수요가 줄어든 쌀값이 떨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는 측과 식량안보를 위해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습니다.
2-1. 양곡 법 개정안 주요 내용
기존 양곡 법에 따르면 정부는 최저가로 입찰된 쌀을 자율적으로 구매해 왔습니다.
양곡 법 개정안은 국내 쌀 수요 대비 초과 생산량의 3~5%이거나 쌀값이 전년보다 5~8% 하락할 때 정부가 초과 생산량을 모두 사들인다는 내용을 골자로 합니다. 이렇게 되면 양곡 법 개정 후부터는 시장 가격에 따라 정부는 의무적으로 쌀을 구매할 수밖에 없어 재정 부담을 지게 됩니다.
2-2. 양곡 법 개정 찬성, 반대 의견
- 찬성 의견(더불어 민주당, 농민 단체) : 농민 생존권, 식량 안보 위해 필수적. 2021년 기준 한국 식량자급률 44.4% 곡물자급률 20.9%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해외 의존도 높은 편. 그나마 쌀 자급률이 높은데, 쌀 생산량 줄어들면 식량안보 대응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
- 반대 의견(국민의힘, 정부) : 국가 재정 부담이 커지고 쌀 생산 과잉 초래, 이는 결국 농업 경쟁력 하락의 단초가 될 수 있다. 농촌 경제 연구원에서 2022년 12월 발표한 ‘양곡관리법 개정안 효과 분석’ 보고서에는 개정안이 통과되면 쌀 구매량이 2배로 늘어나 2030년까지 연평균 1조 303억 원 예산을 투입해야 한다고 예측했습니다.
2-3. 개인 의견
쌀 소비가 줄어든 이유를 철저히 고찰해야 합니다. 지난 수십 년간 변한 사람들의 식습관만 탓할 수 없습니다. 그럼 식습관이 변하는 동안 우리는 왜 쌀을 더 소비하도록 하지 못했는지 자문해야 합니다. 소비하지 않는 이유가 분명히 있을 테니까요.
시장 참여자 입장에서 수요가 줄어도 소비자가 아닌 다른 집단에서 생산물을 의무적으로 구매해 준다면, 현재 문제를 소비를 진작해 해결하겠다는 고민을 하지 않게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본질적으로 무조건 정부가 구매하는 행위는 농업 경쟁력 하락을 야기할 수 있다는 분석에 동의합니다.
- 기한을 정한 구매 목표를 세우고 점차 의무 매수량을 감소한다. 그 사이 쌀 수요 증가를 위한 전략을 수립하여 새로운 수요를 창출한다.
- 식량 자급률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쌀의 상징성은 인정합니다. 그러나 변화된 식습관에 맞춘 새로운 식량안보 체계 수립은 더욱 긴급합니다. 식량 공급망 채널 다각화에 대한 논의에 대해 더 박차를 가해야 합니다.
정치적 구호를 너머 진짜 한국 사회에 필요한 양곡관리법 논의가 이뤄지길 바라며 글을 마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