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제도의 사전 지정 운용제도(이하 디폴트 옵션) 알고 계시가요? 디폴트 옵션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서는 먼저 퇴직연금의 종류를 알아야 합니다. 퇴직연금은 가입한 종류에 따라 3가지 종류로 나눌 수 있습니다.
- 확정급여형(Defined Benefit Retirement Pension, 이하 DB형) 제도
- 확정기여형(Defined Contribution, 이하 DC형) 제도
- 개인형 퇴직연금(Individual Retirement Pension, 이하 IRP형) 제도
> DB형, DC형, IRP형 퇴직연금의 종류와 특징이 더 알고 싶다면?
❶ 퇴직연금 디폴트 옵션은?
이 중 DB형 제도를 제외한 DC형, IRP형 제도는 회사가 아닌 근로자가 직접 적립금을 투자해서 운용하고 그 수익에 대한 책임을 집니다. 투자 수익이 좋으면 퇴직연금이 많아지고, 나쁘면 더 적게 받습니다.
이런 사실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DC형, IRP형 퇴직연금은 방치되어 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금융 통계에 따르면, 퇴직연금 적립액 대부분이 원리금 보장상품에 가입되어 있다고 합니다. 원리금 보장상품은 원금 손실은 없지만, 기대 수익률도 낮습니다. 퇴직연금은 내 노후를 위해 준비하는 것인데, 물가 상승률도 따라가지 못하면 미래에는 정말 작은 돈처럼 느껴질 것입니다.
물론, 내 은퇴 후 쓸 돈인데 일부러 그랬겠습니까? 본인의 퇴직연금임에도 불구하고 잘 모르기 때문에 그랬습니다. 그래서 정부에서 근로자의 안정적인 노후생활을 위해 발 벗고 나섰습니다. 퇴직연금 가입자가 직접 운용지시를 하지 않아도 사업자가 알아서 투자 상품을 투자해 연금을 굴릴 수 있는 제도를 만들었습니다. 이것을 퇴직연금 디폴트 옵션이라고 합니다.
2022년 11월 2일 고용노동부에서는 디폴트 옵션에 포함하는 적격 상품 164개를 승인했습니다. 앞으로 근로자 퇴직연금 적립금은 이 164개에 투자될 것입니다. 이 제도는 퇴직연금에 가입한 근로자 동의를 거쳐 각 기업의 퇴직연금 규약에 반영할 예정입니다.
디폴트 옵션은 어떻게 적용할까요? 기존 운용하던 상품의 만기가 도래한 후 다른 투자가 없이 4주가 지나면 통지서가 하나 날아옵니다. 거기에는 향후 2주 이내 운용지시가 없으면 적립금이 디폴트 옵션으로 운용할 것이라고 알려 줍니다. 통지 이후에도 근로자가 따로 지시하지 않으면 디폴트 옵션을 적용합니다. 그렇다고 퇴직연금 운용할 권리를 아예 뺏기냐? 그렇지 않습니다. 근로자의 의사에 따라 디폴트 옵션을 발동할 수 있고, 스스로 운영할 수 있습니다.
- OPT-OUT : 근로자의 의사에 따라 언제든지 원하는 다른 방법으로 운용 변경하는 것
- OPT-IN : 적립금을 운용하고 있지 않은 근로자가 디폴트 옵션으로 본인의 적립금을 운용하는 것을 선택하는 것
퇴직연금 운영 경험이 풍부한 미국, 영국, 호주, 일본 등 주요 선진국은 이미 오래전부터 퇴직연금제도 디폴트 옵션을 도입하여 운영해 왔습니다. 미국은 2006년, 영국은 2012년, 호주는 2013년, 일본은 2018년에 도입해 현재까지 연평균 6~8%의 안정적 수익을 내고 있습니다. 다른 국가에서 이미 검증된 만큼 한국도 신속하게 도입해 근로자의 노후생활 안정에 박차를 가해야 합니다.
❶-1. 디폴트 옵션 상품 유형
- 원리금 보장상품 100%
- 펀드 상품 TDF(생애주기 펀드), BF(밸런스 펀드), SVF(스테이블밸류 펀드), SOC(부동산 인프라 펀드) 등 100%
- 원리금 보장상품과 펀드 상품을 혼합한 포트폴리오형 상품
각 상품은 정부에서 사전 심사를 거칩니다. 원리금 보장상품은 금리, 만기, 상시 가입 가능 여부 위주로 심사합니다. 펀드, 포트폴리오 상품은 수수료, 수익률, 손실 가능성, 가입자 보호 위주로 심사합니다. 정부에서 1차적으로 심의한 상품이니 근로자는 안심하고 설정할 수 있습니다.
❶-2. 디폴트 옵션 교육이 먼저 되어야
그러나 퇴직연금 가입자 10명 중 7명은 아직 디폴트 옵션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한 퇴직연금 전문가는 디폴트 옵션 기능이 잘 이루어지려면 이 제도의 도입 취지 및 내용에 대해 근로자의 명확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이를 위해 금융기관에서 퇴직연금 가입 직장인들을 위한 관련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만약 교육 없이 그대로 진행한다면 이전과 같이 원리금 보장 상품으로 대부분 넣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되면 디폴트 옵션 적용의 의미가 많이 퇴색됩니다. 이는 월 소득 300만 원 미만 근로자의 56.8%가 디폴트 옵션이 시작하면 어떤 상품에 퇴직연금 적립액을 넣을 것인가 질문에 원리금 보장상품이라 답한 것과 결을 같이 합니다.
❷ 디폴트 옵션 활성화 기대하는 바
디폴트 옵션이 활성화된 국가의 증시는 한 단계 점프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왜냐하면 그동안 원리금 보장상품에 머물러 있던 거대한 퇴직연금 적립액이 증시로 이동하기 때문입니다. 주가 상승의 주요한 원인은 풍부한 유동성입니다. 장기간에 걸친 막강한 유동성의 투입이 우리 증시의 업그레이드를 가속화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모든 종목이 수혜를 보지 않을 것입니다. 퇴직연금은 안정적인 운영이 최우선이기 때문에 우량하고 시가 총액이 높은 기업에 투자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KOSPI 200 중심의 기업 안에서 기회가 나올 수 있으니 미리 준비하여 거대한 파도에 몸을 싣고 계좌가 불어날 수 있길 바라겠습니다.